영어 공부를 왜 하고 있나요?
취업하려면 점수가 필요해서. 학교에서 영어로 강의를 하니까. 회사에서 공부하라고 해서. 어릴 때부터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 왔고, 주변에서도 다들 하니까.
틀린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들을 따라 공부하다 보면, 정작 내가 영어로 무엇을 만나고 싶은지는 생각해 보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기도 합니다. 시험이 끝나면 책을 덮고, 다시 필요해지면 비슷한 공부를 시작합니다.
혹시 영어가 늘 해야 하는 일인데도 내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 잠깐 다른 질문을 해 봤으면 합니다.
이 공부가 숙제에서 벗어나는 순간, 내 삶에는 어떤 일이 가능해질까요?
왜 다들 영어를 공부하라고 했을까요?
학교에서는 영어를 정규 과목으로 배웠습니다. 회사는 채용이나 업무 배치에서 영어 능력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가족과 선배는 “영어는 해 두면 좋다”고 말합니다.
너무 자주 듣다 보니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한 번쯤은 궁금해할 만합니다. 왜 하필 영어였을까요?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목적에는 다른 문화와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 들어 있습니다. 시험 문제를 맞히는 것보다 훨씬 넓은 목적입니다. 영어 교육과정 안내
회사에서도 해외 자료를 읽고, 다른 나라의 동료와 협업하고, 고객에게 생각을 전해야 하는 순간이 생깁니다. 점수만으로 그 능력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영어를 확인하는 배경에는 그런 일을 함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주변에서 해 준 조언도 돌아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직접 겪었던 아쉬움, 영어 때문에 열렸던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좋다니까 해야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어가 내게 어떤 선택을 열어 줄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한국어로 만나는 세상 너머에는
한국어만으로도 즐겁고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익숙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고, 좋아하는 문화를 충분히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넓혀 보면 다른 풍경이 보입니다. 대한민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1%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 밖에, 훨씬 더 많은 사람이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은행 인구 자료 · UN 세계 인구 자료
온라인에서도 영어로 만날 수 있는 정보의 폭은 큽니다. 웹사이트 언어 조사에서 영어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관심 분야를 영어로 검색하면 한국어로는 만나지 못했던 설명과 토론,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언어 조사
해외에서는 서로의 모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영어를 공통 언어로 삼아 대화를 시작합니다. 길을 묻는 짧은 질문이 맛집 이야기로 이어지고,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나눈 인사가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 되기도 합니다.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어를 더 아는 일이면서, 동시에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과 정보의 범위를 넓히는 일입니다.
멀리 떠나야만 넓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더 넓은 세상이라는 말에 해외 취업이나 유학부터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감독이 자기 영화에 관해 직접 이야기하는 인터뷰. 한국어 검색으로는 답을 찾기 어려웠던 취미의 세부적인 방법. 내가 겪은 문제를 먼저 해결한 사람이 남긴 글. 영어는 그런 이야기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길이 됩니다.
번역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기에 직접 읽고 들을 수 있는 영어가 더해지면, 궁금한 부분을 따라가거나 상대에게 질문하며 참여할 여지가 생깁니다.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다른 나라 사람에게 “저도 그 장면이 좋았어요”라고 댓글을 남기는 것. 온라인 모임에서 내 경험을 한 번 이야기하는 것. 여행에서 주문만 하고 끝내지 않고, 이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보는 것.
그런 작은 참여가 내 일상에 새로운 이야기를 들여옵니다. 세상이 넓어진다는 것은 꼭 사는 곳이 바뀐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제는 듣기만 하던 이야기에, 오늘은 내 말 한마디를 보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과 관심사를 나누는 대화
거창한 목표 없이도, 영어가 빛나는 순간은 옵니다
“영어를 배워서 무엇을 이루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에 대단한 답을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누구나 외국계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 것도, 해외에서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영어를 매일 쓰지 않는 삶에서도 영어가 필요한 순간은 찾아옵니다.
여행 중 가족 대신 필요한 것을 설명해야 할 때. 좋아하는 분야의 행사에서 꼭 묻고 싶은 질문이 생겼을 때. 회의에 처음 참석한 해외 동료에게 내가 맡은 일을 소개할 때. 길을 찾는 사람에게 방향을 알려 주다가 잠깐 대화를 나누게 될 때.
그때 영어가 조금 편하다면,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지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누군가 대신 말해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을 위해 반드시 몇 년짜리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언젠가 만날 일을 모두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기회가 왔을 때 언어 때문에 한 걸음 물러서지 않도록, 지금 조금씩 준비할 수는 있습니다.
눈앞의 시험 너머에도, 내 영어는 남습니다
당장 시험이 있다면 시험을 준비하면 됩니다. 영어 강의를 따라가야 하고 업무 자료를 읽어야 한다면, 지금 필요한 공부에 집중해도 좋습니다.
그 목적을 버리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점수를 받거나 과제를 끝내는 순간이 영어 공부의 전부가 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익힌 표현은 이후의 여행에서도, 새로운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다시 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가끔은 공부의 일부를 내 호기심에 써 보세요. 좋아하는 것을 영어로 찾아보고, 궁금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내 생각을 짧게 말해 보는 것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와 내가 만나고 싶은 세상 사이에 작은 연결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전에는 피했을 대화에 참여한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시험 점수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만족이 그런 순간에 생깁니다.
영어는 삶 전체를 바꾸겠다는 거창한 약속이 아니어도 됩니다. 살면서 찾아오는 몇몇 순간에, 내가 조금 더 자유롭고 자신 있게 빛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배울 이유가 됩니다.
